대법원이 강제추행 미수를 인정한 대표적인 사례
대법원은 피해자를 뒤따라가 가까이 접근한 뒤, 양팔을 높이 들어 갑자기 뒤에서 껴안으려 한 사건에서 실제 접촉이 없었음에도 강제추행 미수죄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피해자가 낌새를 채고 피했기 때문에 만지지는 못했지만, '뒤에서 껴안으려는 행동' 자체를 범죄의 시작으로 본 것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법률사무소 GB 대표, 대한변협 등록 형사전문 김승환 변호사입니다.
"변호사님, 저는 상대방 몸에 손끝 하나 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강제추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데, 이게 말이 되나요?"
강제추행 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제로 신체 접촉이 없었더라도 강제추행 미수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억울하고 당황스러운 마음이 크시겠지만, 감정적으로 호소한다고 해서 혐의가 벗겨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신체 접촉이 없었음에도 성범죄 혐의를 받게 된 분들을 위해, 법원이 유무죄를 판단하는 기준과 경찰 조사 전 반드시 준비해야 할 대응 방향을 명확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신체 접촉이 없어도 처벌받는 이유: '실행의 착수'
우리 형법 제300조는 강제추행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수란 범죄를 의도하고 행동을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완성되지 못한 상태를 말합니다.
법률적으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실행의 착수'가 있었느냐입니다.
즉, 상대방을 추행할 목적으로 폭행이나 협박(유형력의 행사)을 시작했다면, 상대방이 피해서 살갗이 닿지 않았더라도 범죄가 시작된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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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되는 경우 vs 인정되지 않을 수 있는 경우
단순히 가까이 있었다고 해서 모두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당시의 '고의성'과 구체적인 행동을 분리하여 판단합니다.
강제추행 미수가 인정될 위험이 높은 경우 (고의성 인정)
상대방의 특정 신체 부위를 향해 명확히 손을 뻗었으나 상대가 피한 경우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억지로 껴안으려 다가간 경우
골목길 등에서 몰래 뒤따라가 기습적으로 스킨십을 시도하려 한 정황이 뚜렷한 경우
강제추행 미수를 방어할 수 있는 경우 (고의성 부정)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인파에 밀려 우연히 팔이 뻗어진 경우
길을 걷다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중심을 잡기 위해 허우적대다 상대방 쪽으로 손이 향한 경우
단순히 길을 묻거나 주의를 끌기 위해 어깨 쪽으로 손을 뻗었으나 닿지 않은 경우
결국 "실제로 만졌느냐"만큼이나 "그 직전에 어떤 행동을 했고, 무슨 의도였느냐"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2. 미수범이라고 가볍게 끝나지 않습니다.
형법 제298조에 따른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물론 형법 제25조에 따라 미수범은 기수범(범죄를 완성한 자)보다 형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감경할 수 있다(임의적 감면)'는 뜻이지, 무조건 형량을 깎아준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범행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되었는지, 피해자가 느낀 공포심은 어떠했는지에 따라 실형 등 무거운 처벌이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성범죄 보안처분입니다.
벌금형 이상의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형사처벌로 끝나지 않습니다. 신상정보 등록 및 공개·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등 일상과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부수적인 법적 제재가 뒤따를 수 있으므로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안 됩니다.
억울하다면 사과보다 '이것'이 먼저입니다 (초기 대응 수칙)
만약 추행할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오해를 받아 신고를 당했다면, 첫 경찰 조사를 받기 전 다음의 골든타임 수칙을 반드시 지키셔야 합니다.
✅ 첫째, 객관적 증거(CCTV)의 신속한 확보
강제추행 미수 사건은 '신체 접촉 전후의 동작'이 핵심입니다. 말뿐인 주장보다는 당시의 이동 경로, 물리적 거리, 손의 방향을 보여주는 CCTV 영상이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사건 현장 주변의 방범용이나 상가 CCTV는 보통 1~2주, 짧게는 며칠 만에 삭제되므로 가장 먼저 영상 보존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 둘째, 섣부른 사과나 합의 시도 자제
가장 많이 하시는 실수입니다. "일단 일이 커지는 게 싫어서", "상대방이 놀란 것은 맞으니까 도의적으로" 사과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억울한 상황임에도 "미안하다", "용서해 달라"고 말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면, 수사기관은 이를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간주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 셋째, 사건 당시의 상황을 시간순으로 복기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사건 전후의 상황을 꼼꼼히 기록해 두십시오. 범행 전후로 상대방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주변에 목격자는 없었는지, 상대방이 오해할 만한 나의 특정 행동(예: 이어폰을 줍기 위해 허리를 숙임 등)이 있었는지를 정리해야 경찰 조사에서 진술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첫 경찰 조사, 방향 설정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처음 남긴 진술 조서는 재판 끝까지 피의자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당황해서 "기억이 안 난다"고 얼버무리거나, 확보된 객관적 자료(CCTV 등)와 모순되는 거짓말을 하게 되면 진술의 신뢰성을 완전히 잃게 됩니다.
반대로 영상이나 목격자 진술 등 불리한 자료가 명백히 존재하는데도 무작정 "안 만졌으니 무죄다"라고 우기는 것 역시 구속 수사나 가중 처벌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준비행위에 불과했는지, 오해로 빚어진 해프닝인지, 아니면 방어권 행사가 어려운 상황인지 정확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경찰 출석 요구를 받으셨다면, 무작정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에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CCTV나 목격자가 없고 피해자의 진술만 있습니다. 그래도 처벌받나요?
A. 네,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은밀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객관적 증거가 없더라도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모순이 없다면 유죄의 증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진술에 빈틈이 없는지 법리적으로 탄핵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Q2. 술에 너무 취해서 제가 손을 뻗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진술해야 하나요?
A. 무작정 혐의를 부인하거나, 반대로 섣불리 인정해서도 안 됩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수사기관이 확보한 증거(CCTV, 목격자 진술 등)를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먼저 확인한 뒤, 그에 맞춰 인정할 부분과 방어할 부분을 나누어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Q3. 실제로 만진 것도 아닌데, 피해자에게 연락해서 오해를 풀면 안 되나요?
A. 절대 권장하지 않습니다. 수사 중인 피해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행동은 '합의 종용'이나 '2차 가해(협박)'로 비칠 수 있어 구속영장 청구의 사유가 되기도 합니다. 오해를 풀거나 합의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 안전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정확한 상황 진단이 무혐의를 만듭니다.
"안 만졌으니 당연히 무혐의가 나오겠지"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 강제추행 미수는 고의성과 실행의 착수라는 까다로운 법리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수많은 성범죄 사건을 다뤄온 저, 김승환 변호사는 의뢰인의 억울한 점을 귀담아듣는 동시에, 수사기관의 날카로운 시선에서 사건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합니다.
현재 확보된 자료가 무엇인지, 어떤 증거를 더 찾아야 하는지, 경찰 조사에서 어떤 진술을 해야 하는지 첫 단계부터 명확하게 짚어 드리겠습니다.
혼자서 고민하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시고, 억울함을 풀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안전한 길을 함께 찾으시기 바랍니다.